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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현대차 그룹의 외부 인사 영입은 성공으로 이어질까?

스포츠에서 능력 있는 외부 FA 영입은 팀의 성적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는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해 적합한 포지션에서 제대로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잘 되는 회사의 공통점입니다.

현대차 그룹은 외부 FA 덕을 톡톡히 본 회사 중 하나입니다. 이제는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자동차 디자이너가 된 “피터 슈라이어”가 2006년 기아차에 합류한 이래 현대차 그룹의 디자인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습니다.

물론, 피터 슈라이어 외에도 BMW 출신의 토마스 뷔르클레나 크리스토퍼스 채프먼을 비롯해 톰 커언스, 그레고리 기욤 등 많은 외부 디자이너가 현대차 그룹에 합류했지만, 피터 슈라이어만큼의 빅네임은 아니었습니다.

현대차 그룹은 2015년부터 다시 디자인 부문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링, 마케팅 부문에 걸쳐 다양한 “빅네임”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각 부문 별 어떤 인사들이 영입되었는지 살펴보고 이들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디자인 부문

2015년 현대디자인센터장 루크 동커볼케 전무 (벤틀리/벨기에)
2016년 현대스타일링담당 이상엽 상무 (GM, 벤틀리/대한민국)
2017년 제네시스 유럽디자인팀 알렉산더 셀리파노프 이사 (부가티/러시아)
현대 중국디자인 담당 사이먼 로스비 상무 (벤틀리,폭스바겐/ 영국)
기아스타일링 담당 피에르 르클레어 상무 (BMW,장성/ 벨기에)
기아 중국디자인 담당 올렉 손 상무 (PSA/ 프랑스)

2015년 현대차 그룹은 전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디자이너인 벤틀리 출신의 루크 동커볼케 전무를 영입하며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어서 2016년에는 벤틀리에서 이상엽 상무까지 영입하며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2017년에는 더 세부적으로 디자인 실무를 총괄할 4명의 유럽 출신 디자이너를 영입하며 디자인 역량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제네시스에는 부가티 출신의 알렉산더 셀리파노프가 합류했으며, 중국 시장의 디자인 방향 책임자로는 중국 시장의 경험이 풍부한 사이먼 로스비(폭스바겐), 올렉 손(PSA)을 영입했습니다. 또한 BMW M의 디자인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중국의 장성기차의 디자인을 총괄한 피에르 르클레어를 기아 스타일링 담당으로 영입했습니다.

현대차 그룹이 영입한 디자이너들은 모두 쟁쟁한 유럽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보아 현대차가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은 유럽에서 먹힐만한 정제된 아름다움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대차 그룹은 거물급 디자이너들의 영입을 통해 유럽에서 부가적인 마케팅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에게 같은 유럽 출신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의 성공은 큰 자극이자 롤 모델이 됐을 것입니다. 때문에 아직은 이직하기에는 다소 낯선 중국 자동차 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거물급 디자이너 영입이 수월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개발 부문

2015년 고성능차 담당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 (BMW/독일)
2017년 제네시스아키텍처개발실장 파예즈 라만 상무 (BMW/독일)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 이진우 상무 (GM/대한민국)

현대차 그룹은 디자인 부문에서 피터 슈라이어가 했던 역할을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해줄 사람을 찾고 있었고 그 결과로 마침내 2015년 세계 정상급 엔지니어인 알버트 비어만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알버트 비어만의 현대차 그룹 합류는 전 세계의 수많은 BMW 팬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알버트 비어만은 BMW M 디비전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었고, 외신들의 표현 그대로 Top European Engineer, Top Tunner로 손에 꼽히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현대차 그룹에 합류해 고성능 브랜드 N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고성능 차를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닌 퍼포먼스, 안전, 내구성, 정숙성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조언하며 일반 양산차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버트 비어만에 이어 2017년 현대차는 연구개발 부문에서 또 다른 빅네임을 영입합니다. 바로 BMW에서 플래그십세단, SUV, 고성능 모델의 “플랫폼” 개발을 주도한 파예즈 라만이 현대차 그룹에 합류해 제네시스의 플랫폼 개발을 담당하게 된 것입니다.

플랫폼은 자동차의 가장 근원이 되는 부문으로 차량의 기본 성능 확보와 다양한 제품 개발 가능성에 매우 중요한 기본 시스템입니다. 그의 합류로 인해 제네시스 뿐만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차량 기본기도 크게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래자동차의 핵심 부문인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GM에서 자율주행차 선행 및 양산차 개발을 주도한 한국인 이진우 상무를 영입하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대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부문

2015년 제네시스전략 담당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 (람보르기니)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략을 총괄할 적임자로 람보르기니에서 브랜드 총괄을 담당했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로 낙점했습니다. 그는 람보르기니에서 마케팅 전략과 이벤트 및 광고, 전 세계 우수 딜러망 발굴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현대차 그룹은 프리미엄 브랜드 경험이 풍부한 그가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 향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제네시스에 합류 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언론 행사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으며 그로 인해 미국과 유럽의 언론들 역시 제네시스를 더욱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현대차 그룹에 가져다 줄 가치는?

이들의 업무 역량은 이미 검증된 인물들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만 펼쳐진다면 피터 슈라이어가 그랬듯 현대차 그룹의 제품 개발 역량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영입은 각자의 업무 영역 외적으로도 부가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우선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이 현대차 그룹에 합류하면서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인들이 아시아에서 시작한 브랜드인 현대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들의 합류로 인해 유럽인들은 현대차 그룹을 조금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업무 외에도 유럽 시장, 중국 시장 마케팅에도 조언을 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도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의 현대차 그룹 제품에 대한 코멘트 하나하나는 전 세계 언론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만큼 굉장히 파급력이 강하며 또 신뢰도가 높습니다. 실제로 이들의 발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N브랜드, 제네시스 등 이들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궁금해하고 기대하게 되는 효과가 큽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터 슈라이어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의 자동차 회사에서 성공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사례가 많아진다면, 더 다양한 전 세계의 인재들이 현대차 그룹으로 합류하는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때문에 이들이 현대차 그룹에서 더욱 큰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다양한 글로벌 인재의 합류와 성공은 회사의 조직 문화가 글로벌 인재를 포용할 정도로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더욱더 많은 인재들의 유입을 불러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이들의 성공은 앞으로 현대차가 더 많은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근 미래에 중국 회사들이 자본을 앞세워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재들을 유치하려고 할 때 현대차가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