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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인터넷 인기가 직접 판매량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매 월 자동차 판매량이 공개되면 항상 반복되는 반응이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에서 아무리 관심이 높아도 판매량은 다르다', '품질 문제로 이슈가 된 차가 왜 이렇게 많이 팔리는 지 모르겠다' 등과 같은 반응입니다.

이를 살피기 위해 먼저 온라인 상 관심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구글 트렌드와 실제 자동차 판매량을 조사했습니다. 물론 구글 트렌드는 단순히 검색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긍정적, 부정적 이슈 모두를 포함하기 때문에 꼭 검색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미국 대선에서 구글 트렌드의 트럼프 검색량이 힐러리를 앞섰던 것이 실제 승리로 나타났듯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는 말처럼 관심이 높은 차종이 판매에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떨까요? 위 그래프처럼 자동차 판매량과 구글 트렌드 검색량은 큰 상관 관계가 없거나 추세가 비슷하더라도 그 차이가 큽니다.

The Chevrolet Malibu is an enduring classic that helped launch the midsize sedan segment more than 50 years ago. It drives into the future with an all-new 2016 model engineered to offer more efficiency, connectivity and advanced safety features than ever – all with a brand-new, progressive design.

중형차 시장의 경우 구글 검색량과 실제 판매량 간의 상관계수가 약 -0.1로 거의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말리부의 경우 검색량은 가장 높으나 판매량은 3위이며, SM6의 경우 검색량은 떨어지지만, 판매량은 꾸준하죠. 준대형차 시장의 경우 검색량과 판매량의 추이는 비슷한 흐름이지만 관심도의 차이에 비해 판매량의 차이는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네이버 검색량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냅니다. 자동차 부분에 있어서 네이버나 구글 간에 검색량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전반적인 추세는 비슷한 걸로 보입니다.>

구글 트렌드가 온라인 상의 관심도를 100% 대변하지는 못하겠지만, 이처럼 데이터를 비교해봤을 때 인터넷에서 관심도와 실제 판매량 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요? 크게 3 가지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인1: 내가 아는 인터넷 여론은 동질성 높은 집단의 여론이다.

carrecipe_401 (3)보통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몇 개의 커뮤니티만을 다닙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커뮤니티들은 취향, 관심사 측면에서 동질성을 띌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때문에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비슷한 의견들만을 접할 가능성이 높고, 이 의견들의 비중을 과대 평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치 세상은 정규분포라는 유명한 '짤방'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커뮤니티 특성 상 특정 연령대의 사용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상에서 20-30대가 주로 가는 커뮤니티에서는 50대 이상의 여론을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50대 이상은 인터넷 사용 시간도 짧고 빈도도 작은 편이며, 인터넷 상에서 활동을 한다고 해도 공개적인 커뮤니티보다는 동호회나 밴드 같은 비교적 폐쇄적인 곳에서 활동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에서 50대 이상은 구매력이 강하며, 본인의 차량 뿐만 아니라 아내, 자식들의 자동차 구매에도 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고객층입니다.

반대로 10대와 20대 초반은 인터넷에서 영향력이 매우 높은 연령대입니다. 그러나 실제 자동차 시장에서 이들은 구매력이 없으며, 구매를 하더라도 돈을 내는 부모님 세대 의견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계층입니다.

요인2: 자동차는 꼭 고관여 상품인 것만은 아니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고관여 상품 중 하나입니다. 이는 자동차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그만큼 사람들이 꼼꼼하게 알아보고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꼭 고관여 상품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자동차가 공기청정기보다 100배 비싸다고 해서 상품을 검토하는 데 100배의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동차는 비싸다고 생각하고 정보 탐색을 시작하기 때문에 100만 원 정도 단위에는 둔감해집니다. 때문에 어떤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살 때 많은 정보를 검토하지 않고 구매합니다. 이런 종류의 소비자들은 인터넷에서 굳이 복잡하게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구매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한계 관여도 체감이랄까요

또한 자동차는 고관여 제품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고감성 제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처음부터 본인들이 마음 속에 정해 놓은 후보군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후보군 선정에는 주관적인 요소가 강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미 마음 속에 어느정도 방향이 정해져있는 경우 인간은 보통 자신의 선택에 유리한 정보들 위주로 받아들이고 불리한 정보는 축소해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검토하기 지나치게 복잡한 것들보다는 직접적이면서 검토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대부분의 소비자가 정보 탐색을 하는 기간 중 가장 많은 시간이 상품성이 아닌 가격 검토에 쓰입니다. 가격에는 트림,옵션 선택과 영업 사원 정보, 차후 유지비 등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여론은 이런 부분을 지나치게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인3: 아직까지도 오프라인의 영향력은 거대하다.

우리는 분명 온라인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오프라인 채널의 위력은 절대적입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업 지점의 개수와 영업 사원의 숫자는 때로는 간과되는 수치이지만, 영업력은 요즘 시대에도 자동차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주로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탐색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업사원들의 역할이 없어진 것은 결코 아닙니다. 여전히 영업 사원들은 끊임없이 고객을 발굴하는 것이 일이고 이렇게 만들어진 관계들은 자동차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신문, 방송 등 기존 채널의 영향력 역시 기존에 비해 약해졌을 뿐, 여전히 강력합니다. 실험 결과, 수상 사실 등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데는 여전히 PR 채널과 광고가 가장 효과적이고 이러한 요소들은 예나 지금이나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영향력은 연령대가 높을 수록 더욱 강해집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스파크 광고에서 신구 선생님이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는 모습은 이를 잘 나타내는 장면입니다.

마지막으로 생산과 출고 부문에서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실제 계약이 많이 들어와도 매월 정해진 생산 능력 이상 생산할 수 없으며, 부품 수급과 근무 스케쥴 조정등의 문제로 인해 갑작스럽게 생산량을 조정하기도 어렵습니다.

반대로 온라인 상에서는 관심도가 떨어졌더라도 1달 이상 대기하는 고객들이 많을 경우 관심도에 비해 판매량이 높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요소들은 관심도에 비해 판매량이 적거나 많아지는 노이즈로서 작용합니다. 또한 관심도가 높은 차량의 경우 온라인 상에 관심도와 판매량의 상관 관계가 1~2달 정도 딜레이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carrecipe_401 (2)우리가 사는 현실 세상은 넓고, 의견과 선택은 다양하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인터넷 여론이라고 부르는 것은 주관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인터넷 상에서 직접 보고 들은 것들을 전반적인 여론이라고 판단하기 쉬운 데다가, 선거 여론 조사처럼 인터넷 세상의 전반적인 흐름을 측정하고 발표하는 기관도 없습니다. 구글 트렌드 역시 하나의 보조 지표일 뿐 완벽하게 인터넷 상의 관심도를 반영할 수 있는 도구는 아닙니다. 앞으로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더 정교하게 발달한다 하더라도 대중의 구매 선택을 100% 예측하고 반영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자동차 회사의 마케터나 데이터 분석가가 고민할 문제입니다. 우리에게는 내가 아는 인터넷 여론과 현실이 다르다며 잘못됐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세상은 넓고 의견과 선택은 다양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