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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구성이 좋은 컴팩트 SUV, 혼다 HR-V 공간구성이 좋은 컴팩트 SUV, 혼다 HR-V 혼다코리아가 지난 달 소형 SUV HR-V를 출시했다. 시끌 벅적한 출시기념회나 소규모 포토세션도 없는 소박한 알림이었다. CR-V의 컴팩트 버전으로 작은 체구에 기능성을 최대한 살린 도심형 SUV로 푸조 2008이나 닛산 쥬크 등의 경쟁모델이다. 시승 시간이 혼다 HR-V의 진가를 확인하기에는 다소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은 지울 수 없었다. 일본에선 베젤(VEZEL)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국내엔 멕시코에서 생산한 북미형을 가져왔다. 2년 전 일본에서 처음 출시한 혼다 HR-V는 최근 소형 SUV의 돌풍에 힘입어 소환된 모델로 일본엔서 판매되는 베젤과는 차이가 있다. 가격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이 차급에서 상대적으로 고급형으로 판매되는 베젤을 그대로 들여오기는 무리가 따랐을 터. 다행히 실내외 각종 패키징과 소비타겟층은 차이가 크지 않다. 기능을 따르는 디자인 혼다의 패밀리룩은 국내시장에도 안착했다. 혼다의 대표 SUV인 CR-V의 이미지를 그대로 따오면서 체급을 줄인 혼다 HR-V는 전면 프런트 그릴과 헤드램프가 쿠페형 루프라인과 어울려 참신한 감각을 뽐낸다. 프런트 그릴에는 혼다 엠블럼을 중심으로 바 타입의 크롬 커버를 삽입했고, 범퍼 하단의 그릴은 벌집 형태로 마무리했다. 안개등과 헤드램프는 할로겐 벌브타입을 적용했는데 최근 소형차급에도 자주 활용되는 LED 램프나 주간주행등이 없어 다소 심심한 인상이다. 측면은 쿠페형 루프라인을 넣으면서 2열의 도어캐치를 C필러 기둥 근처에 두는 시크릿 타입으로선택했다. 쉐보레의 경차 스파크에 적용된 터라 경차급 SUV으로 인식할 우려도 있다. 뒷모습은 혼다 파일럿과 매우 흡사하다. ‘ㄱ’자형 헤드램프를 좌우로 두어 강렬한 인상으로 마무리했다. 리어램프에는 LED 램프를 적용했다. 특징적인 점은 적재함 높이를 낮게 적용하기 위해 해치도어가 기대보다 더 컸다. 혼다 HR-V의 백미는 실내 공간이다. 작은 차체에 넓은 실내 공간을 만들기 위한 혼다의 아이디어가 총동원 됐다. 그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단연 ‘팁-업 매직 폴딩 시트’라고 불리는 2열 시트의 변신이다. 기존 SUV들은 등받이가 접혀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이라면 혼다 HR-V는 엉덩이가 닿는 시트가 위로 올라가며 높이 126cm, 넓이 81cm라는 공간이 생긴다. 큰 화분이나 2단으로 접히는 유모차 등은 쉽게 수납할 수 있다. 혼다 HR-V는 특히 이런 실내 공간 확보를 위해 연료 탱크를 1열 운전석과 조수석 하단에 배치해 기존 컴팩트 SUV가 갖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섰다. 수치상으로 혼다 HR-V의 휠베이스는 2,610mm로 바로 윗급 혼다 CR-V와 1cm 차이에 불과하다. 작지만 실내 공간은 넉넉하게 뽑으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사실 F1과 각종 모터스포츠에서 명성이 자자한 혼다지만 실용성을 추구하는 모델들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꼭 한가지씩은 들어가 있다. 운전자를 배려한 하이데크 센터콘솔과 터치패널 오토매틱 에어 컨디셔너, 와이드 에어벤트 등은 독특한 혼다 HR-V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아이템으로 동급모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요소다. 다만 직물시트까지는 참아볼 수 있었지만 도어트림에까지 직물을 적용한 점은 구매자들이 쉽사리 받아들일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차 바닥이 평평하지 않아 불편하다는 점도 구매 전 체크할 포인트다. 도심형 SUV의 달리기 실력 혼다 HR-V의 배기량은 1,799cc의 직렬 4기통 SOHC i-VTEC엔진이다. 새로운 엔진은 아니다. 이미 어코드와 유럽형 모델인 혼다 시빅 유로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다만 이 차급에 맞도록 엔진을 매만졌는데, 전반적으로 힘을 강조하기보다는 연비와 착실한 주행에 주안점을 둔 성격이다. 아무래도 도심형 SUV 모델들은 GT카처럼 과한 성능보다는 초기발진을 가볍게 가져갈 수 있는 중저속 토크에 힘을 싣기 마련이다. 혼다 HR-V도 대략 이런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혼다 HR-V의 최대토크는 17.5kg.m으로 동급 디젤 SUV 모델보다는 힘이 처지지만 정숙함에 있어서는 혼다 HR-V가 더 우수한 편이다. 피스톤 밸브를 하나 더 추가한 진폭 감응형 댐퍼도 신규 적용됐다. 다만 이런 점들은 중저속 영역에서의 이야기지 가속력을 끌어내기 위해 RPM을 높이면 엔진소음은 생각보다 크게 실내로 유입된다. 특히 휠하우스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컸는데 시승 전 혼다코리아측의 설명에서 이 부분의 NVH를 보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유독 신경이 거슬릴 만큼 큰 소음으로 다가왔다. 혼다 HR-V의 변속기는 CVT 부드러운 변속감이 장점이지만 가속 응답성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혼다 HR-V에서는 이런 점들을 의식했는지 ‘G디자인 시프트 컨트롤’을 통해 가속 응답성을 향상시켰다. 하지만 이런 응답성은 혼다 HR-V의 부드러운 주행감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절제된 형태다. 누가 사면 좋을까? 혼다 HR-V의 가격은 3,190만 원(VAT포함)부터. 구식 할로겐 벌브가 적용된 허전한 헤드램프, 고급감과는 거리가 먼 시트, 저렴한 도어트림 등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면 이차를 구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혼다의 탄탄한 내구성과 마법처럼 펼쳐지고 접히는 공간 레이아웃 구성이 실용적이라고 느껴진다면 한번쯤 다시 돌아볼 법한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