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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하고 만든 옹골찬 SUV, 볼보 XC90 T6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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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이 이름만 남기고 차림새를 새로 했다. 디자인, 플랫폼, 파워트레인은 물론, 가격까지 새롭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을 꿈꾸는 볼보가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완성도가 기대 이상이며, 시장 반응도 뜨겁다.
글_ 고석연 기자, 사진_ 김경수, 고석연


2002년 처음 등장한 볼보의 최상급 SUV XC90이 13년 만에 2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다소 모범생 이미지가 짙었던 과거의 모습을 탈피하고 세련미를 더한 XC90. 출시 1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신형 XC90의 변화 폭과 상품성을 면밀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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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한 외모와 깔끔한 실내
볼보의 디자인을 설명할 때 보통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간단히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일반적으로 스웨덴과 노르웨이만을 포함, 과거 스칸디나비아 제국이라고 하면 덴마크 아이슬란드까지 포함한 북유럽의 특정한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북쪽에 위치해 유렵 대륙의 문화가 늦게 도달했으며, 반도라는 지형 특성상 그들만의 고유 문화가 발달했다. 이 두 문화가 융합되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탄생했으며, 대륙에 비해 추운 날씨의 영향을 받아 화려함보다는 간결함을 중시하고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해 '모던'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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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XC90은 그동안 볼보가 추구해 온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결정체라고 표현해도 손색이 없다. 유연한 곡선과 베일 듯 한 직선으로 화려하게 꾸민 독일차와는 사뭇 다르다. 머릿속에, 아니 어쩌면 편견에 사로잡힌 SUV의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화려함과 존재감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 법. 듬직한 차체의 볼륨감, 망치를 형상화한 그래픽을 담은 헤드램프와 단정한 그릴은 구성이 큼직해 어디에 있어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차체의 크기는 차체 크기는 4,950X2,010X1,775mm(길이X너비X높이)이며, 휠 베이스는 2,984mm로 1세대 모델과 비교해 길이는 150mm, 휠베이스는 129mm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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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90의 실내 디자인은 '간결'이라는 두 글자로 표현된다. 간혹 간결함이 허전함이나 공허함으로 변색된 자동차들을 주변에서 접할 수 있다. 하지만 XC90의 간결함은 고급스러움을 담고 있다. 시승차는 시트와 도어트림에 짙은 베이지 컬러를 채택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곳곳에 활용한 우드는 재질감이 뛰어났으며, 베젤을 거의 없앤 룸미러는 시각적으로 세련된 효과를 한층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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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L 가솔린, 2톤이 넘는 무게
볼보 XC90은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모두 사용하는 직렬 4기통 1,969cc 엔진(B4204T27)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320마력(4,000rpm), 최대토크 40.8kg•m(2,200~5,3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약 2,145kg. 처음 제원을 접하게 되면 2L 가솔린 엔진으로 2톤이 넘는 차체를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변속레버를 드라이브에 옮기고 가속페달에 발을 얹는 순간 무거운 차체는 가볍게 도로 위를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발끝에 힘을 더하자 엔진이 성질을 부린다. 높게 치솟는 RPM만큼 속도게이지도 정직하게 반응한다. 시속 140km 부근까지는 거침없이 차체를 밀어붙이며, 이후부터는 가속이 더딘 편이다. 단점은 가솔린 유닛임에도 불구하고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칠다. 소음에 민감한 오너라면 분명 거슬릴만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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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한 가지의 엔진 블럭을 조금씩 변형해 소형 해치백을 시작으로 세단, 대형 SUV에까지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약간 다른 방식이기는 하지만 BMW의 경우에는 실린더의 한 개의 용적을 통일해 실린더 개수를 늘려 가는 방식으로 변화에 대응한다. 이처럼 제작과정에서 변화폭을 줄이면 제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첨단장비
신형 XC90이 탑재한 무수히 많은 첨단 장비 중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바로 부분적 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와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세로로 긴 타입의 9인치 LCD 인포테인먼트 정보창이다. 먼저, '파일럿 어시스트'부터 살펴보자. 주행속도를 설정할 수 있으며, 차선을 인식해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아도 차로 가운데로 차를 유지한다. 앞차와의 간격을 설정할 수 있고 HUD를 통해 활성화된 상태를 표시해 주기 때문에 불안감이 덜하다. 특히, 정체구간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DSC_1780차가 완전히 정차하면 가속페달을 살짝 건드려 주면 다시 활성화된다. 테스트 결과 직진구간이 길게 펼쳐진 고속도로나 지방국도에서는 운전대에 손만 살짝 얹으면 긴 구간을 편히 달릴 수 있다. 다만, 차선이 흐리거나 끊긴 구간에서는 차선의 정보를 자주 놓쳐 기능이 해제되기 일쑤다. 테스트 도중에도 위험한 순간을 여려 차례 경험해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조사측의 설명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운전대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15초가 지나면 1차 경고가 울리고 24초 후에 2차 경고, 이후에는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이 해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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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보창. 세로로 긴 타입은 국내에 SM6를 통해 처음 접했지만 사실 테슬라에 이어 볼보가 두 번째로 적용했다. 주목할 부분은 형태가 아닌 터치의 조작감과 직관적인 UI이다. 외부에 보이는 물리 버튼을 최소화해 간결한 실내 디자인을 만들때 절대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 사용성이다. 볼보는 사용성의 디자인과 사용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다양한 기능을 켜고, 끄기 위해 특별히 고민하거나 찾아보지 않아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넓은 화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한 화면에서 제어할 수 있다. 몇 번만 사용하면 위치를 기억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해진다. 터치는 정전, 정압식이 아닌 적외선 방식을 이용했으며, 날씨에 관계없이 또렷한 화면을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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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넓히는 가격 포지션
시승에 활용된 XC90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T6 인스크립션 등급으로 국내 판매가격이 9,550만원이다. 디젤 3종류, 가솔린 2종류, 하이브리드 2종류로 총 7개의 선택지가 있다. D5 모멘텀이 8,030만원으로 가장 저렴하며, T8 엑셀런스가 1억 3,780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주력 판매 등급은 대략 9.000~9.500만원. 경쟁사 동급모델을 살펴보면 BMW X5는 9,510~1억1,120만원, 아우디 Q7 8,580~1억1,230만원, 메르세데스-벤츠 GLE는 8,430~9,580만원이다. 이쯤 되면 머리가 아파온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한 볼보의 가격정책은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가격대가 겹쳐 선택에 앞서 많은 고민을 안겨줬다.


Editor’s point
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환경과 안전이다. 볼보 그 중 안전에 관한 남다른 철학을 지닌 회사이다. 여타 제조사들이 충돌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릴 때 볼보는 처음 출시된지 12년이 지난 구형 XC90 모델로 스몰오버랩 테스트를 가볍게 통과했다. 그만큼 볼보에게 안전은 통과해야 할 기준이 아닌 근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소이다. 이번에 내놓은 신형 XC90은 과거 모델에 비해 대략 2천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탑승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XC90을 추천한다.

전문가 평가

87.1
  • 85 파워트레인
  • 80 섀시 & 조종성
  • 90 승차감
  • 90 안전성
  • 95 최신 기술
  • 80 가격 & 실용성
  • 90 기타(디자인)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흔들리지 않는 시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사로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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